TOKYO FASHION REPORT
HIP HOP, R&B, VINTAGE
AND THE CULTURE OF WEARING MUSIC
MRK / JINGUMAE / TOKYO
지난 8월 1일 토요일, 도쿄 진구마에(Jingumae)에 자리한 빈티지·중고 의류 셀렉트 숍 MRK를 찾았다. 이날의 MRK는 평소의 빈티지 숍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매장 안을 채운 중심적인 테마는 "90s Bootleg".
1990년대를 대표했던 HIP HOP과 R&B 아티스트를 모티프로 제작된 티셔츠와 그래픽 웨어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팝업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마주한 것은 단순히 오래된 옷을 사고파는 풍경만은 아니었다. 힙합의 역사와 힙합 음악이 있었고, DJ가 있었으며, 옷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 옷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이컬처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 모든 요소가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으로, MRK가 위치한 진구마에(Jingumae)라는 축적된 장소에 특별한 의미를 상기시켜 볼 수가 있었다. 하라주쿠와 진구마에(Jingumae)는 오랫동안 도쿄 스트릿 패션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빈티지와 디자이너 패션, 음악과 그래픽, 스니커즈와 스트릿웨어, 그리고 수많은 서브컬처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특하고, 창의적인 패션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MRK 같은 작은 독립 의류 셀렉트 숍을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매장의 규모와 외형적으로 갖추고 있는 분위기 요소가 아니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보여주며, 그것을 어떤 문화적 맥락 속에 놓는가." 그러한 핵심적 난이도가 결합된 철학적 경영 운영에서 작은 공간과 셀렉트일수록 바이어와 셀렉터, 심지어 컬렉터의 취향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본 도쿄 진구마에(Jingumae)에 위치한 여러 의류 셀렉트 숍과 다르게, MRK는 단순히 수많은 중고 의류를 쌓아놓고 판매하는 셀렉트 숍이라기보다, 특정한 예술취향과 문화적 맥락을 가진 옷을 선별해 보여주는 큐레이션형 빈티지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THE ERA WHEN PEOPLE WORE MUSIC
"음악을 입었던 시대" 이번 팝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90s Bootleg"이라는 명확한 주제였다. 1990년대 HIP HOP과 R&B는 음악만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카세트테이프 앨범 커버, 카세트 오디오 플레이어, 아티스트 콘서트 투어 한정 티셔츠, 아티스트 앨범 기념 한정 티셔츠, 그리고 "90s Bootleg" 팝업 이벤트를 기념하는 티셔츠와 한정 의류 도록 인쇄책자까지.
매장 공간 안에 자리한 디제이의 음악을 둘러싼 모든 시각적 요소가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언어를 만들어내었다. 그 가운데 특별하게 선보여진 이 날의 한정 아티스트 티셔츠는 더욱 매력적이었고, 독특한 감성으로 다가왔다. 당시의 아티스트 얼굴과 이름, 앨범 이미지와 타이포그래피가 과감하게 인쇄된 티셔츠는 단순한 머천다이즈를 넘어 자신이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문화에 속해 있는지를 표현하는 일종의 움직이는 포스터이자 디자인 그리고 예술이었다.
거기에 "Bootleg"은 그 경계를 더욱 거칠게 확장했다. 공식 라이선스 제품의 정제된 디자인과 달리, 비공식적으로 제작된 "Bootleg" 티셔츠에는 때때로 과도한 컬러, 거대한 인물 프린트, 자유로운 이미지 콜라주와 타이포그래피가 등장한다. 어떠한 구성적 요소에 완벽하게 통제된 그래픽 디자인이라기보다 거리에서 생성된 시각문화에 가깝다.
바로 그 불완전함과 과잉이 오늘날에는 오히려 강력한 미학이 되었다.
NOT JUST USED CLOTHING
MRK의 "90s Bootleg" 티셔츠 라인업을 바라보면서 자연스럽게 1990년대 음악문화가 떠올랐다. 당시 HIP HOP과 R&B 아티스트들은 음악뿐 아니라 패션의 방향까지 움직였다. 오버사이즈 티셔츠와 데님, 스포츠웨어, 저지, 워크웨어, 팀 재킷, 스니커즈, 금속 액세서리 등은 뮤지션과 댄서, DJ 그리고 거리의 젊은 세대를 거치면서 하나의 스타일 코드로 자리 잡았다.
그것이 현재도 유용한 패션 비즈니스 역할과 굿즈 상품으로 나뉘는 카테고리로 거듭 성장발전하였다.
그 시대 음악을 경험했던 사람에게 빈티지 아티스트 티셔츠 한 장은 그래서 단순한 ‘중고 옷’이 아니다. 프린트된 얼굴 하나만으로도 특정한 노래가 떠오르고, 앨범이 떠오르며, 뮤직비디오와 클럽, 춤 그리고 그 시대의 공기가 함께 되살아난다. 옷이 기억을 저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90s 음악 관련 빈티지 의류가 현재까지도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다. 그러한 디자인 움직임과 예술적 파생은 단순히 옷을 판매하고, 옷을 입는 것으로만 끝마쳐지는 것이 아니라 HIP HOP & R&B 문화와 패션은 옷 속에 남아 있는 음악의 기억으로 세대와 세대를 이어간다.
BOOTLEG AS GRAPHIC CULTURE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Bootleg" 티셔츠를 바라보면 또 다른 재미가 발견된다. 아티스트의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 사진을 중첩시키고, 이름을 거대한 타이포그래피로 배치하며, 강렬한 색과 명암을 이용해 화면 전체를 채워버리는 방식을 갖추고 있다. 어떤 디자인은 세련됐다기보다 과격하다.
그러나 바로 그 과격함 때문에 강력하다. 오늘날 그래픽 디자인의 기준으로 보면 지나치게 많은 요소가 한 화면 안에 존재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90년대 "Bootleg" 특유의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한 프린트 크랙, 색 빠짐, 원단의 페이딩과 자연스러운 사용감은 처음 제작되었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또 하나의 그래픽 레이어가 된다.
시간 자체가 디자인에 참여한 셈이다. 그래서 좋은 빈티지 티셔츠에서는 디자인과 노화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것이 "Bootleg"의 시각적 에너지이다.
세 가지가 결합되면서 세상에 사실상 하나밖에 없는 티셔츠 표정을 만들어낸다.
90년대 HIP HOP과 R&B를 테마로 한 옷 옆에서 그 시대를 연상시키는 음악이 흐른다는 것은 단순한 배경음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레코드와 DJ 문화는 HIP HOP의 역사와 분리하기 어렵다. 그리고 음악 아티스트를 프린트한 "Bootleg" 의류 역시 음악문화에서 파생된 시각적 산물이다.
그렇기에 이날 MRK에서는 MUSIC, DJ, GRAPHIC, FASHION, PEOPLE이라는 문화적 연결이 만들어졌다. DJ가 음악을 플레이하고, 사람들은 옷을 들여다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에게 맞는 티셔츠 한 장을 찾는다. 그 순간 매장은 판매 공간이라기보다 작은 문화적 커뮤니티가 된다.
온라인에서 상품 이미지를 넘겨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음악의 볼륨과 사람들의 대화, 행거에서 옷을 꺼내는 손, 오래된 티셔츠의 질감과 프린트. 패션은 다시 물리적인 경험으로 돌아온다.
옷을 보는 공간에서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디제이 역할은 아티스트로서 더욱 선명해지는 공간과 시간이었다.
THE CULTURE AROUND THE CLOTHES
면밀하게 본다면, 이날 MRK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옷 자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 옷을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단순히 유행하는 빈티지를 소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하나의 디자인 그래픽을 살펴보고, 옷을 펼쳐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음악과 아티스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빈티지 티셔츠는 상품이면서 동시에 수집의 대상이고, 기억이며, 취향을 표현하는 매개체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는 굳이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어떤 프린트를 발견했을 때의 반응이나, 옷을 들어 올려 앞뒤를 확인하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서로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날 MRK 안에는 그런 종류의 진짜 애정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것이 옷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팝업을 일반적인 판매 이벤트와 구분시키고 있었다. MRK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또 하나의 단어는 SELECT(셀렉트)다.
빈티지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옷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누군가 수많은 옷 가운데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선택했는가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경영철학이다. 실제로 MRK의 판매 사례 가운데에는 해외에서 매입한 희소 아이템임을 강조한 제품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MRK를 단순한 USED CLOTHING STORE보다 SELECTED VINTAGE 또는 USED CLOTHING SHOP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흥미롭다. 옷을 찾아내는 과정이 첫 번째 큐레이션이라면, 매장 안에서 다시 특정한 테마로 조합하는 것은 두 번째 큐레이션이다.
OLD CLOTHES, NEW CONTEXT
이번 "90s Bootleg" POP-UP은 바로 그 셀렉션을 음악과 패션이라는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다시 편집한 사례였다. 더 흥미로운 것은 문화가 이동하는 방식이다. HIP HOP과 R&B라는 미국의 음악문화에서 파생된 그래픽 티셔츠가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도쿄 진구마에(Jingumae)의 작은 숍에 놓인다.
그리고 그것을 새로운 세대의 일본 고객들이 다시 발견한다.
"NEW YORK / LOS ANGELES", "MUSIC, STREET, T-SHIRT, VINTAGE" "TOKYO / JINGUMAE" 문화는 이렇게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의미 역시 달라진다. 당시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콘서트 티셔츠나 거리에서 구입한 "Bootleg"이었을 수도 있는 옷이 20년,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는 수집품이자 패션 아카이브이며 한 시대를 증명하는 문화적 오브제가 된다.
이러한 가치의 이동은 빈티지 패션이 흥미로운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번 MRK 방문에서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패션이 단순히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는 산업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옷은 시대를 기록한다.
음악을 기록하고, 그래픽 디자인을 기록하며, 거리의 취향과 당시 젊은 세대가 무엇을 좋아했는지를 기록한다. 특히 "90s Bootleg"은 공식적인 패션 역사 바깥에서 만들어졌던 이미지들이 시간이 흐르며 다시 문화적 가치를 획득하는 흥미로운 사례를 갖는다. 그리고 빈티지 숍은 그러한 물건을 현재로 다시 불러오는 장소로 변모한다.
"OLD CLOTHES, NEW CONTEXT" 오래된 옷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과 시대가 달라지면 새로운 의미가 발생한다. MRK의 작은 공간 안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일이었다. 패션과 문화 그리고 역사의 기록을 접할 수 있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춤과 음악, 패션 그리고 그래픽 디자인이 서로 다른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HIP HOP을 듣는다는 것은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었다. 그 음악을 틀던 DJ가 있었고, 그 음악에 춤추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입었던 옷과 신발이 있었고, 레코드 재킷과 플라이어, 잡지와 거리의 그래픽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예술적 문화였다. 그래서도 이번 MRK의 "90s Bootleg" POP-UP이 흥미로웠다. 옷을 판매하는 작은 매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음악이 있었고, DJ가 있었으며, 그래픽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 문화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필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 시대의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계속 편집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1990년대 누군가가 좋아했던 아티스트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셔츠 한 장. 그 옷이 수십 년을 지나 도쿄 진구마에(Jingumae)의 작은 숍에 걸려 있고, 또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발견해 자신의 옷으로 선택한다.
과거의 문화가 현재의 스타일이 되는 순간이다. 그래서 빈티지는 단순히 OLD가 아니다. 빈티지는 시간의 재해석이다.
그리고 MRK에서 마주한 "90s Bootleg"은 음악과 패션 그리고 스트릿 문화가 시간을 넘어 다시 만나는 작은 장면이었다. MRK JINGUMAE. 그곳에서 오래된 옷은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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